<Next Door Presents!>는 옆집갤러리와 함께하는 작가를 지속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전시로서,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는 작가를 프리뷰하거나 또는 전시가 있었던 작가의 작업을 리뷰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09년 3번의 <Next Door Presents!> 展에 이어 이번 <2010 Next Door Presents! (Part I)> 展에서는 김수안, 손원영, 정희은 등 3인의 회화작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 수 안 작가는 자신의 주변에서 의문점이나 흥미로움을 주는 물건을 조금은 남루하고 건조한 시각 안에서 어떠한 공간이나 풍경으로서 표현하고 있다. 초반기 작업들은 오브제의 실제 크기로 캔버스를 만들어 작업하였는데, 캔버스 틀을 그 오브제가 가진 공간으로서 바라보며 외형의 묘사를 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었다. 오브제에 대한 의문과 흥미는 그에 대한 느낌과 감성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으로 연장되었고 캔버스의 확장을 가져왔다. 오브제는 작가에게 세상과 공간을 바라보는 통로이다. 그림 속의 물건은, 세상에 대한 작가의 여러 가지 의문이 보이는 장소이며, 또한 작가의 시간과 감성의 집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작가노트 정리)
손 원 영 작가는 퍼즐을 자신의 작업에 차용한다. 손원영에게 퍼즐은 하나의 세계, 대상, 물체, 객체를 이루는 이미지의 최소단위 원소, 입자, 모나드, 단자에 해당하며, 그 이면에는 부분들의 집합으로써 구조화된 세계에 대한 인식론(특히 원자론이나 알 신화와 관련한)과 함께, 특히 이미지의 존재방식에 대한 자의식이 깔려있다. 퍼즐 조각을 이미지의 최소단위 원소와 동일시하는 작가의 발상이나 태도는 말하자면 인상파 화가들의 색점이나 인쇄물의 망점, TV 주사선의 광점이나 디지털 미디어의 픽셀 이미지가 갖는 의미와 일면 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에 의한 이미지는 일일이 손으로 그려서 재현한 것이란 점에서 작가는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디지털적인 감성(디지털 매체에 의해 포착되고 재해석된 세계의 상)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작가가 미술사 중에서도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차용한 이면에는 그로부터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찾아가는 퍼즐 작업의 사실상의 뿌리를 발견한 것이다. (전시서문/고충환 - 요약)
정 희 은 작가는 둘 혹은 셋의 거대한 에너지가 부딪히며 극렬한 반응을 이뤄내는 사건 사고의 현장을 어두운 풍경의 화면으로 그려낸다. 작가는 일상적 삶의 질서를 벗어난 기이한 모습을 한 사고 현장 속에서 나타나는 연기, 잔해 등의 표식을 사용하여 사건의 숨겨진 암호처럼 해석하고 있으며, 이러한 초현실적인 상황을 3.5차원이라 규정하고 있다. 작가에 의한 이미지는 마치 무대의 세트와 같이 은유화된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또한, 작가는 사건의 현장에서 일순간에 만들어지는 비현실에서 나아가 동굴, 혹은 심해와 같이 아득한 시간을 담고 있는 공간을 비현실로 연결하는 통로로 바라보며, 현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은밀한 공간을 작업 속에 담고 있다. (작가노트 정리)